작년 10월 영국의 주요방송인 BBC와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외신보도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미인대회에 참가한 한 영국인 여성의 주장을 담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회 관계자가 입상을 댓가로 성상납을 요구했고 경찰에 성추행을 신고했지만 현장에서 경찰관이 돈을 받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사건은 2011. 11. 12 SBS ‘그것이 알고싶다-미녀들의 고백’편에서 미인대회의 부정의혹과 그녀들의 주장을 취재하여 전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 이 기사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고 영국 언론의 정정보도도 있었지만 오보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데 비해 정정기사는 사람들에게 크게 인식되어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미인대회와 관련된 오해를 풀어보고자 한다.
그녀의 주장은 거짓말인가?
그녀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수 있다.
첫 번째는 미인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에게 일부 대회 관계자가 성추행을 했다.
두 번째는 미인대회의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
세 번째는 성추행 관련 경찰에 신고를 하였으나 현장에서 경찰관이 돈을 받고 사건을 무마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298조). 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이며 추행은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음란한 행위로서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性과 관련된 범죄들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 할 수 있는 친고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고소가 있어야지 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my Willerton 등 3명의 참가자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 유투브에 동영상을 올려 자신들의 피해사실을 알렸다. 이후 우리 경찰은 영국주재관 등을 통해 전화, 이메일로 고소여부와 피해사실에 대해 듣고자 하였으나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렸다. 대회 관계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언론플레이가 아닌 본인의 입으로 수차례 말한대로 영국의 경찰이나 변호사를 통해서라도 법적인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
미인대회 경비 문제 및 수상자 선정의 비리 의혹에 대해 관계자 및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로 진행한 결과 항공권은 참가자 들이 직접 구입하는 것으로, 국내 체류경비는 각 지방조직위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계약한 사실을 확인하였고 대회 상금 2만8천 달러에 대한 계약 불이행은 민사사안으로 사기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대회 진행상의 미숙한 점은 일부 있었지만 금품수수 및 성접대 제의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하여 수사를 종결지었다.
마지막으로 신고 출동을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돈을 받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경찰관 거짓말탐지검사, 목격자조사, CCTV 분석 결과 대회관계자의 신원 확인차 명함을 받았을 뿐 사건무마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이를 보도한 영국 언론사도 이에 정정기사를 보도하였다.
위와 관련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여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자신은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대한민국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며 한 여성의 진술만으로 보도한 추측성 기사로 20년간 쌓아왔던 경찰관으로서의 자부심과 명예가 한 순간에 실추되었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자청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녀의 주장이 근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참가한 여성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다룬 영국 언론사의 보도를 인용한 국내언론의 받아쓰기 기사가 일제히 보도되면서 위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지며 대한민국 경찰의 이미지가 실추되었다.
언론의 오보는 일반 독자들에게 잘못된 판단 근거를 제공할 뿐 아니라, 오보에 연루된 당사자에게는 육체적․심리적 피해를 끼치게 된다. 특히 공신력 있는 매체의 오보는 인터넷에 의해 무절제하게 확대·재생산되어 그 피해정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이다.
언론 오보 위험은 항시 존재한다. 아무리 팩트 확인을 거듭해도 결과적으로 오보를 낼 수가 있고 취재원에게 속을 때도 있다. 어느 경우든 오보의 책임은 취재 부족에서 비롯한다. 크로스 체크와 반론 청취는 취재의 기본이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려울 때도 많다. 하지만 외신보도를 인용하여 의혹만 부풀리기 하는 우리 언론사들의 행태는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다.
2007년 AP와 로이터통신발 ‘아프간 정부군의 인질 구출 군사작전 개시’ 관련 국내 언론 일제 인용 보도와 2011년 5월의 ‘김정은 단독 방중’ 을 비롯한 북한 관련 외신 인용 오보 등 굵직한 오보에도 어느 누구 하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언론은 없었다.
미인대회 참가자 한 여성의 주장을 바탕으로 왜곡 작성된 기사는 한 경찰관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대한민국 경찰뿐만 아니라 국가이미지까지 실추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객관적인 추가보도가 이루어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의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보도만을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사건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양쪽의 주장을 모두 듣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라도 Amy Willerton의 주장만이 이 사건의 진실이 아니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글. 대구지방경찰청 홍보실 허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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